용산 사람들

용산에서 만난 나폴리의 맛
<흑백요리사> 우승자 권성준 셰프

편집실 사진 봉재석

최근 용산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 중 하나를 꼽자면, 원효로 골목에 자리 잡은 <비아 톨레도 파스타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규모도 작고 예약이 힘들어 방문 자체가 어렵지만, 한번 다녀온 사람들은 “한국에서 가장 이탈리아스러운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 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곳은 넷플릭스 시리즈 <흑백요리사>의 우승자로 유명한 ‘나폴리맛피아’ 권성준 셰프의 레스토랑이기도 하다. 용산에서 이탈리아의 맛을 선보이고 있는 권성준 셰프를 만나 용산에서의 생활과 요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흑백요리사> 우승을 축하드립니다! 어떻게 출연하시게 되었나요?

A

요식업 경기는 어렵고, 뭔가 새로운 원동력이 필요했죠. 그때 마침 <흑백요리사>라는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이 들렸고, 가슴이 뛰었어요. 진짜 나가면 우승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우승을 했죠. 이미 거의 1년 전 일이고, 이제는 앞으로 저에게 주어진 일들에 집중할 예정이에요.

Q

라운드가 진행될 때마다 위기가 있었지만, 맛밤 티라미수 등 창의적인 요리를 선보이며 우승에 오르셨습니다. 매 위기를 이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요?

A

저는 항상 최악을 준비해요.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고 대비하는 성격이라 엄청 예민하고 스트레스가 많기도 하죠. 하지만 그렇기에 살짝 안 좋은 상황이 와도 흔들리지는 않아요. 이미 최악까지 계산하고 대비해 놨으니까요.

Q

<흑백요리사> 우승 후 달라진 부분도 있나요?

A

조금 더 진지하고 부담은 생겼지만 결국은 똑같아요. 저에게 요리는 언제나 평생 함께 가야 할 친구예요. 계속해서 노력하고 발전해 나가야죠. 성장이 멈춰있는 인생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런 삶은 원하지 않아요.

Q

평생 함께 가야 할 친구라고 하셨는데요. 요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대부분 요리사가 공부하기 싫어서 요리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도 그랬고요. 사실 처음엔 큰 뜻이나 목표 의식을 가지고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그런데 요리를 공부하면 할수록 너무 매력 있고 재밌었고, 하다 보니 스스로 재능이 있다는 게 느껴졌어요. 요리를 시작하고 한 달 만에 양식, 한식 자격증을 땄거든요. 거기에 노력까지 더해지니 달리는 기차에 석탄을 넣은 것처럼 빠르게 치고 나가기 시작했죠. 요리는 재능도 필요하지만, 노력도 필수예요. 저는 대학교에 다니면서 요리, 와인, 차 등 딸 수 있는 자격증은 다 땄고, 하루에 8시간씩 요리 영상을 보며 공부했어요.

Q

현재 용산구에서 ‘비아 톨레도 파스타바’를 운영 중이십니다. 용산에 자리 잡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처음에는 마포 연남에서 했는데 서울의 서쪽에 있다 보니 강동이나 강남 혹은 잠실, 판교 쪽에서 찾아주시는 분들이 너무 힘들어했어요. 그래서 서울의 중심부로 가서 서울 전역에서 오기 편하게 만들고 싶었어요. 그런 면에서 용산이 딱 좋더라고요. 또 서울에서는 용산이 제일 상권이 괜찮다는 판단이 들어서 앞으로도 용산을 벗어나진 않을 것 같아요

Q

셰프로서 느끼는 용산의 매력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용산의 매력은 다양성인 것 같아요. 연령대도 다양하고 국가에 영향을 받지 않는 다양한 음식점과 카페가 많아요. 저도 정통 이탈리안 요리를 하는 사람으로서 어색하지 않게 장사를 할 수 있어 좋더라고요.

Q

레스토랑 운영으로 바쁜 와중에도 꾸준히 나눔 활동을 하신다고 들었어요. 어떤 나눔 활동에 참여 중이신가요?

A

저는 동물 복지 쪽에 관심이 많아요. 몇 년 전부터 버려진 고양이들이나 아픈 길고양이를 집에 데려와서 키우고 있고, 관련 봉사활동이나 기부를 해왔어요. 앞으로도 꾸준히 할 예정이고요. 최근 준비하고 있는 건 ‘돌고도네이션’이라는 기부 플랫폼과 협업한 모금 팝업이에요. 기부는 돈이 많은 사람만 하는 게 아니라 누구나 편하게 취미처럼 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고, 버려지고 아픈 동물들에게도 따뜻한 겨울이 되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자유롭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용산구 주민분들 모두 힘내시길 바라고, 제가 앞서 말씀드린 기부 활동이나 나눔 활동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