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하면서도 명쾌한 문체로 스웨덴에서 가장 사랑받는 어린이책 작가 중 한 명인 벵트 에릭 엥홀름이 10대를 위한 사피엔스를 펴냈다. 책을 읽으며 까마득한 인류의 탄생부터 지금의 인공지능 시대까지의 역사를 한눈에 정리해 볼 수 있다. 인류의 역사를 다룬 책이라 지루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수십만 년 동안 쌓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그대로 이야기 들려주듯 쉽고 재미있게 풀어 설명해 줌과 더불어 유머러스한 일러스트를 곁들여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무명의 감정들」로 독자에게 깊은 위로를 선사한 저자 ‘쑥’의 신간 에세이다. 저자의 또 다른 자아인 ‘무명’이 발견하는 깨달음을 만화 형식으로 그려내고 있다. 타인에게 실망하기도, 일이 잘 안 풀려 좌절하기도 하는 하루를 보내면서도 무명과 우리는 스스로를 다독이고 다른 사람에게 곁을 내주며 살아가는 힘을 얻는다. 어딘가 마음 한구석이 시린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유쾌하지만 다정한 무명의 이야기로 따뜻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인터뷰가 거창한 일이 아니며, ‘사람’과 ‘이야기’ 두 가지만 충족되면 된다고 말한다. 인터뷰 기획의 전 과정을 살펴보다 보면, 항상 인터뷰 대상인 ‘사람’과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보인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그 과정을 진행하는 인터뷰어의 존재가 와닿는다. ‘나라면 어떻게 기록되고 싶을까’를 매번 고민하며 인터뷰를 구상하는 저자를 따라가다 보면, ‘나’에 대한 이해로부터 타인에 대해 이해가 시작됨을 알 수 있다.

마법사라고 오해받을 만큼 매번 놀라움을 선사하는 마술사 최현우, 그리고 인간의 뇌가 작동하는 방식을 연구하며 과학 대중화에도 힘쓰는 뇌과학자 송영조가 만났다. 여섯 막의 공연 형식으로 구성된 이 책은 마술쇼이자 뇌과학 토크쇼를 관람하는 기분이 들게 한다. 이 책은 마술을 보고 신기해하는 것이 인간의 당연한 감정임을 이해하게 해주며, 호기심을 가지고 마술을 탐구해 보려고 할 때 우리의 창의성이 자랄 수 있음을 흥미롭게 소개한다.